말하는 방법

  말하는 방법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이 말할 때, 상대에게 전달되는 모든 것을 100으로 본다면, 내용이 차지하는 것은 30%정도이고, 나머지는 표정, 제스쳐 같이 무언의 방법으로 표현된다는 것은 이제 식상한 이야기에 가깝다. 그리고 무언의 방법이 아니고, 말투나 단어선택 같은 것도 말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뭔가 상대방에게 싫은 소리를 할 때도 딱 잘라 말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약간 두리뭉실하게 돌려서 상대의 기분이 안상하도록 배려해가면서 말할 수도 있는거니까.

  말로써 상대방을 평가하고, 나 자신을 보여주어야 하는 면접에서는 말하기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기본적인 자료는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로 상대방에게 주고, 그것을 토대로 나에게 질문을 함으로써 나라는 인간을 상대방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거의 한달전의 일이다. 작년 12월 28일으로 기억나니까.. 오늘이 20일이니 이제 한달이 다 되어가려 한다. 그때 면접을 볼 일이 있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상담 프로그램이었다. 약 10명정도의 학생을 선발해서 1학기동안은 '어떻게 상담해야 하는가' 이론을 교육하고, 2학기에는 상담받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한명씩 붙여주는, 일종의 '멘토 양성 프로그램'이라고 할 만한 그런 것이었다. 약 10명 선발하는데 40명 정도가 지원을 했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상담과 연관성 있는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대거 지원을 해였다. 인도철학과, 선학과, 불교학과, 철학과 등, 우리학교의 특성상 아무래도 불교학부 사람들이 많이 지원했다. 그리고 이공계도 몇명 보였고 그리고 내가 있었다.
 
  면접 방식은 3인 1조로 들어가서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대학 들어올 때도 면접없이 들어왔고, 알바를 구할때도 면접이 있긴 하지만 그건 사실 형식적인 면이 강하다. 그래서 제대로 된 면접을 본 것은 이번을 합쳐서 두번째였다. 그리고 난 평소에 말 할때, 어설프게 거짓을 말하는 것 보단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면접이라고 해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었다.




  자네는 왜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였나?

  내가 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것은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이익이 생기는 일을 가장 열심히 합니다. 그게 물질적 이익인지, 정신적 이익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이익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고, 그것에 해당하면 열심히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상담이란, 상대가 마음 속에 묻어두고 감춰두었던 말을 보다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어느정도의 자극을 주면서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의 이야기를 상대에게 많이 한다면, 그것은 상담이 아닌 교육이고, 자극을 주지 않고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을 것이라면 벽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따라서 저에게 있어서 상담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정치와 언론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정치, 언론은 사회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크고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정치, 언론, 사회는 모두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사람들과 상담을 하면,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분명한 이득이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지원하였고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그 외에도 잡다한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저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었다. 그리고 난 면접에서 탈락하였다.

  너무 직선적으로 말했나? 지나치게 솔직하였나? 면접관이 듣기 좋도록 포장해서 돌려말해야 했을까? 난 포장해서 말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이 하기 어려운 얘기를 단지 피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좀 고민해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내가 지향해온 '솔직한 말하기'는 어쩌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듣기좋게 포장하고 본심은 감추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다는 달콤하고 멋진 포장과 함께 어느정도는 가식적으로 말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일까.

  아직은 모르겠다. 결론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는 온 것 같다.

by 야화 | 2009/01/20 12:49 | 일상다반사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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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우와.. at 2009/05/31 21:54
그..그정도면 잘하신거 아닌가요??;;

우와...대체 얼마나 잘해야 되지.. 면접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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