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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수사종결선언은 말도 안된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토요일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누군가의 자살 소식이 이렇게 충격을 준 것은 최진실 자살 사건 이후로 처음이다. 토요일 아침에 푹 자다가 친구에게 전화받고 알았는데, 잠이 순식간에 확 달아나더라..

  본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었나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는 고졸출신으로 독학으로 사시를 합격했고, 승률90% 정도의 잘나가는 변호사였다가, 인권활동을 하고, 그 후에 정치계에 입문했다. 흔히 청문회 스타로 알려져있고, 변호사출신인 만큼 '달변'이다. 재임 중 발생했던 수많은 문제들은 달변에서 비롯된 것들이 제법 많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보다는 타인의 의견을 듣고 생각해서 결정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지위가 요구하는 것은 '주장'이 아닌 '경청'인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는 무능하지만 청렴한 정부였다." 며 도덕성을 강조한 사람이다. 도덕성을 재임 중 최대의 치적으로 꼽는 발언도 자주 있었다. "이권개입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란 시원한 말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도덕적인 이미지는 퇴임하고 곧 무너지기 시작했다. 청와대 기록물 유출 사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아무리 봐도 전현직 청와대가 힘겨루기를 한 것 뿐이니까. 하지만 이번에 조사받고 있던 뇌물수수 사건은 다르다. 대통령의 친인척이 연루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두사람이 아니라 부인, 아들, 딸, 형까지. 가족을 총체적 비리집단이라 그래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뇌물수수 조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이미 한번 검찰 조사를 받았고, 역대 3번째로 검찰에 불려간 전직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가족과 후원자들도 줄줄이 소환당하고, 이미 구속당한 사람도 제법 있다. 그리고 이번 서거 후 검찰은 수사종결을 선언했다.

  수사 종결 선언은 두가지 이유에서 말도 안된다.
 
  1. 고인은 생전에 도덕성과 청렴성을 매우 강조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수사과정 내내 자신은 결백함을 주장하였다. 지금 고인이 된 그 분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은, 생전에 그 분께서 강조한 것들을 계승해나가는 것이 아닐까. 위에도 있지만 "이권개입은 패가망신 시키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비리에 대한 강한 척결 의욕을 보인 사람이었다. 물론 이것은 당연히 자신의 가족도 포함되는 범위의 말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들이 법을 어긴 것을 묵인하고 봐주는 사람이라면 정말로 탄핵 당해도 마당한 사람이다. 따라서, 정말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존중하고 싶다면, 그의 뜻을 받들어 모든 사실 관계를 밝히고 위법성이 있다면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 과정에서 고인이 결백하다면, 그겻이 증명되어서 명예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2. 검찰이 수사를 종결하며 밝힌 이유는'공소권 없음'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공소의 대상이 박연차, 천신일, 권양숙 등의 사람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음을 밝히는 것이다. 아직까지 본인이 직접 돈을 받은 것이 밝혀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사의 초점은 고인에게 있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우리 헌법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다. 명백한 증거가 드러나기 전까지 피의자에게 죄가 없음을 전제로 수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고인이 뇌물수수 했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검찰의 발언은 위헌적 소지마저 있다. 죄가 밝혀지지 않은 사람을 유죄로 추정하고 수사하고 있었음을 자인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검찰이 독립성을 잃고 권력의 시녀로써 현 정권에 조금이나마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상대로 표적수사를 해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검찰의 수사 종결 선언은 스스로의 위상을 낮추는 꼴이다. 요즘 들어 현 정부를 비판하면 잡혀간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물론 정말 잡혀간 사람은 없으리라고 믿는다.(있다면 정말 군사정권 수준인거고..) 하지만, 국민들의 인식이 이렇게 되어 있다면, 현 정부를 향한 공개적인 비판은 나오기 힘들고 모두가 엄격한 자가검열을 하게 된다.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 마저도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

  나는 검찰이 중립적이길 바란다. 어떤 권력에게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법에만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약간 다른 얘기이긴 한데, 난 이번에 고인이 자살 원인이 현 정권과 검찰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 수 차례 강조했듯이, 그는 청렴성을 강조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가족과 후원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이 수사과정에서 한결같이 한 말은 "나는 돈을 받았고, 그분은 아무것도 모른다."란 것이었다. 이해가지 않는다. 사실 그들이 "대통령의 친인척"이란걸 빼고나면 돈 받을 이유가 어디에 있나? 결국엔 대통령의 후광을 이용하여 돈을 받은 것 밖에 안된다. 대통령 본인이 그렇게 공개적으로 경계하던 행동을 한 것이다. 따라서 수사가 들어오게 된 것은 당연하다. 물론, 위에서 말 했듯이 이번 수사는 표적수사였음을 검찰이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되었다. 하지만,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은 고인의 친인척들이다. 따라서, 난 이번 사건의 원인 중 50% 정도는 돈을 받은 가족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by 야화 | 2009/05/26 09:27 | 시사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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